오는 5월 10일부터 6월 2일까지, 경주 수오재(守吾齋) 200년 고택 사랑채에서 전호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의 옻칠역사화 개인전 《흔적》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수오재 입택 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초대전으로, 전 교수의 옻칠화 개인전으로는 세 번째다.
전호태 교수는 고분벽화와 암각화 연구에 30년을 바친 역사학자다. 2023년 전각 작가로 첫 발을 내디딘 데 이어, 2025년부터는 공예화·민화에 주로 쓰이던 옻을 일상 회화 재료로 삼아 역사 속 형상을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사슴돌 시리즈다. 기원전 1,200년경 홀연히 사라진 몽골 청동기 문명이 남긴 수천 점의 사슴 형상 기념석에서 출발한 작품들로, 큰 뿔 사슴을 신성한 존재로 숭배했던 이름 모를 문명의 흔적을 화폭에 담았다. 스키타이 황금뿔 사슴 유물을 조합한 작품, 바위산에 새겨진 사슴들을 바라보며 울부짖는 굶주린 늑대를 그린 장면 등 유머와 서정이 공존하는 구성이 눈길을 끈다.
낙원을 주제로 한 연작에서는 고구려 광개토왕릉비문과 마선구1호분 기마사냥도를 결합한 작품이 등장한다. 신라 삼국유사 속 여종 욱면(郁面)이 손을 줄로 꿰어 가며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설화를 재구성한 작품에는, 유럽 구석기 동굴 벽화에서 가져온 손의 형상과 경주 용강동 고분 출토 도용(陶俑) 여인상이 함께 등장한다.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서는 경주 인왕동 고분 돌문에 새겨진 불교의 금강역사 형상이 문신(門神) 처용과 나란히 배치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시공을 초월한 '문을 지키는 존재'라는 보편적 의미를 끌어낸다.
개막식에서는 1세대 마임 아티스트 유진규가 퍼포먼스를 펼치며, 이후 작가 전호태의 암각화·고분벽화 연구 여정에 관한 특별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